2009년 12월 15일 화요일

학과.

난 단지 음악을 좋아했다.

아니 좋아했다는 말로는 부족하다.

정확히 말해서는 '구원받았다.'

아무도 날 믿지 않았을 때, 나도 아무도 믿지 않았을 때.

난 나를 숨기고 웃으며, 그 냉정함을 슬픔을.

구원받았다.

그게 펑크였다. 그때 듣던 게 sum41이였고 simple plan이였다.

그리고 greenday를 들었고 sex pistols를 들었다.

그러다 락에 심취했고 고스를 접했다.

인디음악 덕에 접한 고스는, 날 빨아들였고.

그것도 그 당시 내 삶의 한 부분이 됬다.

그리고 나는 음악이 없이는 살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다.

아니 실제로 그랬다.

당시 열 여섯, 그 해의 마지막날 밤을 난 홍대 롤링홀에서 보냈다.

공연이 끝났을 때는 새벽 두시 반이였다.

남들은 미쳤다고 했지만, 그래도 난 좋았다.

음악을 들을 수 없다면, 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.

 

그러나 현실을 보았다.

내가 좋아하는 음악을, 남들은 좋아하지 않는 현실.

현실적으로 그것은 전망이 전혀 없는 현실.

그러다 진로를 정했다.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었다.

이유는 단순했다.

음악을 평생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서.

처음엔 음악평론가를 생각했지만, 우리나라엔 변변찮은 그런 사람이 없었다.

그리고 나서는 신문이나 방송 문화부를 생각했다.

그러다가 난 paper를 만났다.

사진 잡지일 거라 생각하고 우연히 펴본 paper.

그 후로 내 목표는 그것이 됬다.

실은 지금도, 그것이 목표이긴 하지만, 그게 아니라도 좋다.

평생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직업이라면, 그것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이라면.

 

일단은 그 학과를 지원해 봐야겠다. 아직은, 기회가 많으니까.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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